TSN KOREA (The Sporting News Korea 스포팅뉴스) 이슈보도팀 | "여성으로 살아온 삶과 생물학적 성별, 무엇이 중요한가?"
2024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스포츠 선수는 알제리 출신 복서 이만 칼리프(25)였다.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66㎏급 금메달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그는, '성별 논란'에 휘말리며 올림픽을 넘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칼리프는 성별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그가 '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로 이름을 올리자 논쟁은 더욱 격화됐다. AP통신은 최근 칼리프가 '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로 74표 중 4표를 얻어 3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발표 이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칼리프가 여성 선수로서 이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느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폭스스포츠의 팟캐스트 '게인즈 포 걸즈' 진행자인 라일리 게인즈는 방송에서 칼리프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는 다른 여성 선수들의 메달을 훔쳤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게인즈는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고의로 복싱 경기에서 여성 선수를 위험에 빠뜨릴 남성을 링에 올려놓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ESPN 진행자 출신인 찰리 아널트는 "생물학적 성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에 오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논란은 간단한 문제가 아닌, '칼리프 딜레마'로 해석될 수 있다. '트랜스젠더'라는 오해와 달리 칼리프는 사실 알제리에서 여성으로 태어나고 성장한 여성 선수다. 여성 선수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여성으로 살아온 삶이 부정받게 되는 것이다. 반면, 여성 선수로 인정한다면 '공정성'에 관한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칼리프 딜레마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2023년 국제복싱연맹(IB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에 대한 발표 때문이었다.
IBA는 칼리프가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실격 처분을 내렸고, 같은 이유로 대만의 린위팅도 실격됐다. 반면, IOC는 칼리프와 린위팅이 여권에 등록된 성별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은 각각 금메달을 차지하며 논란을 이어갔다. IBA는 재정 불투명성과 편파 판정 등으로 IOC로부터 올림픽 퇴출 처분을 받은 단체로,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칼리프와 IOC를 비방하는 여론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명 인사들도 칼리프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칼리프를 비아냥거렸다.
또한, 최근 일부 매체에서는 "칼리프에게 고환이 있다"는 의료 보고서를 주장하며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에 대해 칼리프는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올림픽 기간 동안 온라인에서 유명인에게 당한 괴롭힘에 대해 프랑스 당국에 고소한 상태다.
스포츠 공정성 측면에서 볼 때, 칼리프 딜레마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올림픽 출전이 여성 선수들에게 불공정한 상황을 초래한다고 주장하며, "생물학적 성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경기에서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복싱과 같은 격렬한 스포츠에서는 신체적 차이가 경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성별을 기준으로 한 분류가 과연 충분히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더욱 뜨겁다. 칼리프 딜레마는 단지 칼리프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스포츠 참여를 둘러싼 보다 큰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칼리프는 자신을 향한 공격에 법적 대응을 이어가며, 올림픽에서의 성과와 논란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파리 올림픽에서의 성별 논란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논쟁거리로 남아 있으며, 칼리프의 향후 행보와 그에 대한 사회적 반응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글=최민준 인턴기자
▶TSN 코리아 이슈보도팀 제보하기
▷ 전화 : 1661-8995
▷ 이메일 : info@tsnkorea.kr
▷ TSN TV & SNSJTV 유튜브, 인스타 뉴스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