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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제

[단독] '무자격 합격 논란' 축협, 상위법 위반 드러나

상위법 위반과 자의적 개정으로 공정성 흔들린 KFA의 지도자 강습회
무자격자 합격 사태에 뒤늦은 시정… 관리·감독 책임은 어디에?

 

 

TSN KOREA (The Sporting News Korea 스포팅뉴스) 이슈보도팀 | 2024년 대한민국 축구는 혼란 그 자체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이 불씨가 됐으며, 불타는 민중의 목소리가 결국 국정감사라는 결과까지 이어졌다.

 

지난 5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지난 7월부터 진행한 대한축구협회(이하 KFA)를 대상 감사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현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 대한 논란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징계에 관한 내용이다. 하지만 자세히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KFA, 더 나아가 한국 스포츠계의 폐단에 대해 알 수 있다.

 

KFA는 'P급 라이센스'라는 지도자 자격증이 존재한다. 이는 대한민국에서뿐 아니라 타 국가에서도 사용 가능한 라이센스로, 한국에서 발급 가능한 최고 등급의 축구 지도자 자격증이다. 하지만 존중받아야 마땅할 P급 라이센스 보유자들의 명성이 짓밟힐 수 있는 행정처리를 보여주고 있는 발급처, 바로 KFA다.

 

KFA가 P급 지도자 강습회에서 불합격 처리되어야 할 수강생들에게 자격증을 발급한 문제를 두고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당시 문체부의 조사 덕분에 잘못을 인지한 KFA는 '시정' 조치를 취했으나, 그동안의 관리 부실과 감독 체계의 허점이 명백히 드러났다. KFA의 시정 조치가 뒤늦게나마 이루어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공정성과 신뢰는 여전히 요원할 뿐이다.

 

 

KFA의 P급 지도자 강습회는 축구 지도자 양성의 최상위 과정으로, 공정성과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문체부의 KFA 감사 결과에 따르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강생들이 자격증을 부여받는 일이 벌어졌다. 결석률 31.6%의 수강생과 실기시험 기준에 미달한 이들이 '재강습'이라는 명목하에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KFA의 관리와 감독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강습회 수강생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관리자의 불찰로 'P급 수강생 선정 세칙' 제3조(배점 적용 세부사항)를 위반하여 부적정하게 3명의 인원이 선발됐다. 선발 돼야 했을 다른 3명이 탈락을 하며 큰 문제로 이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국정감사 기간과 수강생 선별 기간이 겹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문체부 입장에 따르면, 우연히 수강생 선별 이후 감사가 이루어졌으며, 강습회 시작 전 이를 KFA에 알릴 수 있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는 단순한 행정 착오나 관리 실패로 치부할 수 없다. 만약 국정감사가 해당 기관에 이뤄지지 않았으면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생기는 억울한 피해자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책임자들은 규정을 엄격히 지켜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자의적 운영을 통해 지도자 선발의 공정성을 무너뜨렸다. 이는 한국 축구가 요구하는 '공정 경쟁'과 '투명한 절차'라는 대의를 배반한 행위로, 책임자들에 대한 철저한 문책과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KFA가 2022년 'P급 수강생 선정 세칙'을 상위법과 AFC 규정을 어기고 개정한 사실이다. 수강 신청 기본요건과 결격사유 결정 방식을 자의적으로 바꾸면서 공정성과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상위법을 어기고 규정을 바꿔가며 지도자 강습회를 운영한 것은 책임자들의 직무 유기이자 무책임한 행태의 극치다. 이를 통해 자격을 취득한 지도자들이 있는지에 대한 더욱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고, 있다면 빠른 시정이 필요할 것이다.

 

KFA는 불합격 처리가 되어야 할 수강생들에 대한 자격증 발급을 시정했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조치가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규정을 어긴 운영 방식을 방치한 책임자들에게는 명확한 처벌과 구조적 변화가 요구된다. 상위법을 어기고 규정을 자의적으로 개정한 책임이 전면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면, 공정성과 투명성은 다시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KFA는 단순히 시정에 머무르지 말고, 근본적인 관리·감독 체계의 개혁을 이뤄야 한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규정 위반과 상위법을 어긴 관행을 뿌리 뽑고, 축구계의 신뢰를 되찾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도자 선발은 특정 개인의 편의가 아닌, 철저히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또다시 무책임과 무능의 늪에 빠질 것이다.

 

한편, 본지는 KFA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결을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글=최민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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