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박해리 기자 | “그림은 공부의 시작이다.”
책읽는미술관이 내세우는 이 한 문장은 단순한 미술 교육 기관이 아닌,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안하는 선언과도 같다. 오늘날 교육이 지나치게 입시 중심으로 흐르며 정답만을 찾게 되는 상황에서, 책읽는미술관은 생각하는 법, 표현하는 법, 그리고 공감하는 법을 가르치는 공간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연지 대표는 “아이들의 그림에는 그들의 마음이 담겨 있고, 생각의 방향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보고 어떻게 해석하며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림책을 통한 독서와 미술 활동이 아이들의 상상력과 내면의 자아 탐색을 동시에 자극한다고 강조한다.
책읽는미술관은 ‘그림책 읽기–토론과 글쓰기–미술창작’의 세 단계를 기반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한다. 아이들은 미술이라는 틀 안에 인문학, 철학, 윤리, 독서토론,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가치와 메시지를 함께 나누고, 자신만의 해석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이 과정에서 정답은 없고, 모든 아이의 생각이 존중받는다. 이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관찰력, 해석력, 재구성 능력은 물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힘을 동시에 길러주는 방식이다.
이연지 대표는 교사 중심이 아닌 아이 중심의 교육이야말로 진정한 배움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실제 수업에서는 교사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아이들이 서로의 그림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서로 다른 해석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조율하는 훈련을 자연스럽게 경험한다.
책읽는미술관의 철학은 AI 시대에 특히 더 빛난다. 기술이 지식 전달을 대신할 수 있는 지금, 교육의 핵심은 사고력과 감성, 즉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로 전환되고 있다. 책읽는미술관은 그 흐름을 앞서 실현하며, 예술과 인문이 융합된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