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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포츠 칼럼] '조롱에서 찬사' 매과이어, 아모림의 '3백 맨유'서 부활할까

아모림 감독 "매과이어는 3백에 완벽히 어울리는 선수"
매과이어, 아모림 3백에서 역할 단순화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 질문에 매과이어 "풋볼"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인턴기자 | 최근 축구계에서 지난 몇 년간 해리 매과이어만큼 다사다난한 시간을 겪은 선수는 많지 않다. 그는 조롱과 악플, 주장직 박탈, 팀 내 서열 하락 등 숱한 시련을 겪었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실력을 믿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재도약을 다짐했다. 최근 그의 활약은 이러한 자신감이 정당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매과이어는 맨유의 수비 핵심으로 활약하며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PL) 20라운드 2-2 무승부와 아스널과의 FA컵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아스널전에서 그는 디오고 달로트의 퇴장 이후 단단한 수비를 이끌며 팀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매과이어는 경기 중 8번의 경합에서 7번을 승리로 이끌었고, 공중볼 경합에서는 100% 성공률을 기록했다. 그는 11회의 클리어링과 5번의 슛 블락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매과이어의 부활은 단순히 선수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후벵 아모림 감독의 '3백 전술'이 그에게 적합한 환경을 제공했다. 매과이어는 쓰리백의 중심에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며 안정감을 더했다. 이 전술은 매과이어가 약점으로 지적받던 빠른 공격수와의 대결에서의 부담을 줄이고, 그의 역할을 단순화했다. 덕분에 그는 공 소유 시간을 줄이며 수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옵타에 따르면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매과이어는 90분당 평균 62.5번 공을 만지며, 이는 이전 맨유 감독들 아래에서보다 적은 수치다. 텐 하흐 체제에서는 78번, 올레 군나르 솔샤르 체제에서는 73.2번을 기록했다. 이는 매과이어의 공 소유 시간이 줄어들었고, 그에 따라 패스 시도도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그는 자신의 진영에서 패스를 시도하는 비율이 65.8%로 높아졌다.
 

 

또한, 아모림 체제에서 맨유의 PL 패스 시퀀스가 평균적으로 41.7m 지점에서 시작되고 있는데, 이는 텐 하흐 체제(2023-24, 2024-25 시즌 평균 41.8m)와 거의 차이가 없다. 따라서 이는 팀이 라인이 내려간 것이 아니라 매과이어의 역할이 보다 단순화되었음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아모림 부임 이후 매과이어의 수비 위치는 2023-24 시즌 텐 하흐 체제와 비교해 약 4m 더 높은 위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아모림 감독 체제 아래 맨유는 전술적으로도 큰 변화를 겪었다. 선수들 간 간격을 좁히고, 수비와 미드필드 간의 협력을 강화하며 전환 상황에서의 약점을 극복했다. 옵타에 따르면 지난 시즌 맨유는 경기당 평균 16.0회의 전환 상황에서 상대에게 최종 3분의 1 구역을 허용했으나, 아모림 체제에서는 이 수치가 12.3회로 감소했다. 또한, 경기당 전환 상황 슛 허용 횟수도 5.2회에서 3.1회로 줄어들었다. 이는 리버풀(3.0회)과 아스널(2.4회)에 이어 리그에서 세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매과이어는 최근 경기에서 아스널의 카이 하베르츠와의 충돌로 인한 논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그의 열정과 승리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는 순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페널티킥 상황에서 알타이 바이은드르의 선방은 매과이어의 노력에 보답하는 선물이었다.
 

 

이전 감독 체제에서는 매과이어가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던 때도 있었다. 특히 다비드 데 헤아와의 빌드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빠른 공격수들과의 대결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모림 체제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크게 완화됐다. 3백 전술과 적절한 미드필더의 지원이 그의 약점을 보완하며 강점을 극대화했다.
 

물론 매과이어의 역할이 단순화되며 공격적 기여도가 감소한 점은 아쉽다. 실제로 아모림 체제에서 매과이어는 90분당 평균 6.0회의 전진 드리블(볼을 최소 5미터 이상 전진시키는 움직임)을 기록하며, 이는 그가 맨유에서 첫 시즌 동안 기록했던 평균 12.9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아스널 같은 강팀을 상대로 보여준 압도적인 수비력은 이러한 단점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 아모림 감독은 그를 팀의 핵심으로 평가하며 최근 그의 계약 연장에 대해 "의심할 여지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엘링 홀란를 성공적으로 막아낸 매과이어에 대해, 아모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매과이어는 3백 전술에 완벽히 어울리는 선수다. 특히 중앙에서 그의 역할은 정말 대단하다. 상대 스트라이커가 롱볼을 활용할 때 강한 피지컬이 요구되는데, 그 점에서 매과이어는 최적의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맨유는 여전히 완벽한 팀은 아니지만, 매과이어는 아모림 체제에서 부활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의심과 비판을 떨쳐내고,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그의 현재 활약이 지속된다면, 매과이어는 맨유 수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