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임재현 기자 |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13일(현지시간)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희비가 엇갈린 하루를 보냈다.
6회 트리플 플레이의 희생양이 되는 불운을 겪었지만, 9회에는 시즌 43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내셔널리그(NL) 홈런 부문 단독 선두에 재등극했다.
■ 6회, 뼈아픈 트리플 플레이
5-5로 맞선 6회 1·2루 상황. 에인절스 좌완 불펜 브록 버크의 시속 156km 직구를 받아친 타구는 2루 뒤쪽에 있던 유격수 잭 네토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네토는 그대로 2루를 밟아 주자를 아웃시키고, 1루 송구까지 연결해 트리플 플레이를 완성했다. 이는 오타니 개인 통산 여섯 번째 트리플 플레이 희생 장면이었다. MLB.com에 따르면, 에인절스가 트리플 플레이를 기록한 것은 2023년 8월 19일 이후 팀 역사상 여덟 번째다.
■ 9회, 짜릿한 역전포… 그러나 결말은 허무
동점이 이어진 9회 초, 오타니는 시속 149km 켄리 잰슨의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비거리 123m짜리 대형포였다. 이로써 시즌 43호를 기록한 그는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42홈런)를 제치고 NL 홈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전체 메이저리그 1위 카를로스 로드리게스(시애틀·45홈런)와의 격차도 불과 2개로 좁혔다.
하지만 오타니의 홈런은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9회 말 에인절스가 놀란 샤넬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고, 10회 말 조 아델의 좌전 적시타로 경기를 끝냈다.
■ 다저스, 3연패로 공동 선두
이날 패배로 다저스는 3연패에 빠지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선두로 내려앉았다. 오타니의 연일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팀 전체의 타선·불펜 부진이 겹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번 경기는 오타니의 개인 기록과 불운이 공존한 하루였다. 4경기 연속 홈런과 홈런왕 경쟁에서의 선두 탈환은 분명 희소식이지만, 팀의 3연패와 지구 공동 1위 추락이라는 현실은 다저스가 안고 있는 숙제를 여실히 보여줬다.
오타니의 방망이가 계속 불을 뿜더라도, 팀 전체가 균형을 되찾지 못하면 가을야구에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