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The Sporting News Korea 스포팅뉴스) 온라인뉴스팀 |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 낭만을 던지는 투수들의 부상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18일(한국시간)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MLB 투수들의 부상이 최근 10년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포츠 과학 발전에 따른 훈련 방식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MLB 사무국은 구속과 구위를 높이려는 노력, 짧은 이닝 동안 전력투구를 하는 경향이 투수들의 부상 위험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유소년 및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선수 보호를 위한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부상 급증하는 투수들, 스포츠 과학의 양날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MLB 투수는 21명이었지만, 2024년에는 41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같은 수술을 받은 투수 수가 83명에서 240명으로 약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투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머무른 총일수도 2015년부터 급증해, 올해는 2005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MLB 사무국은 이러한 증가세가 스포츠 과학 발전과 훈련 방식 변화의 결과라고 밝혔다.
2008년 도입된 투구 추적 시스템 이후, 각 팀은 투수들의 구속과 회전수, 구위를 높이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2024시즌 MLB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94.2마일(약 151.6㎞)로, 2008년의 91.1마일(146.6㎞)에 비해 3.1마일(5㎞) 빨라졌다. 100마일(160.9㎞) 이상의 공도 2008년 214개에서 지난해 3,880개로 급증했다.
MLB닷컴은 “구속 증가를 목표로 한 훈련 프로그램이 투수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부상 위험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비시즌 훈련의 부작용, 부상 시기 변화
부상 시기도 변화했다. 과거에는 시즌 중 부상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3월과 4월에 부상 빈도가 크게 늘었다. 최근 2년 동안 이 시기의 부상 빈도는 70% 증가했다.
MLB닷컴은 “개막을 앞둔 투수들이 사설 훈련 기관에서 구속과 회전수 향상을 위한 집중 훈련을 받는 것이 부상의 주요 원인”이라며 “휴식기에도 과도한 훈련을 지속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이 유소년 및 아마추어 야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고교 선수들이 MLB 스카우트 앞에서 기량을 선보이는 ‘퍼펙트게임 쇼케이스’에서 시속 95마일(152.9㎞) 이상의 공을 던지는 투수는 지난 10년간 7배 이상 증가했다.
부상 방지 위해 규정 개정 논의
MLB 사무국은 투수들의 부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시즌 훈련 방식에 대한 관리와 규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투수들의 부상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MLB와의 차이를 연구할 것을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1년에 걸쳐 작성됐으며, 200여 명의 야구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전·현직 투수, 정형외과 및 스포츠 의학 전문가, 생체역학 전문가, 트레이닝 코치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의견을 제공해 심층적인 분석이 이루어졌다.
MLB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하며, 투수들의 건강과 내구성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글=최민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