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The Sporting News Korea 스포팅뉴스) 온라인뉴스팀 | 기승부리는 날씨에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혼란스러워 하는 두 팀이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는 유독 날씨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경기 흐름이 쉴 새 없이 바뀌는 분위기다.
비바람과 싸웠던 양 팀 선수들은 이제 뚝 떨어진 기온에도 적응해야 한다.
양 팀은 지난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1차전에서 날씨 때문에 울고 웃었다.
KIA 주전 내야수 김선빈은 0-0으로 맞선 2회말 2사에서 좌측 대형 타구를 날린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홈런을 확신한 김선빈은 양팔을 벌려 기뻐한 뒤 이현곤 1루 주루코치와 하이파이브 했다.
KIA 더그아웃과 홈 관중석에선 엄청난 환호가 나왔다.
그러나 타구는 좌측 담장 상단을 맞고 떨어졌고, 김선빈은 뒤늦게 속도를 올린 뒤 3루로 향했다.
이날 야구장엔 외야에서 내야 쪽으로 강한 바람이 불었는데, 타구가 바람의 영향을 받으면서 담장을 넘길 만한 비거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김선빈은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고, 2회에 점수를 뽑지 못한 KIA의 팀 분위기는 축 늘어졌다.
KIA는 올 시즌 40개 도루를 성공한 김도영을 앞세워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발 야구'를 펼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날씨 영향으로 무산됐다.
빗줄기 때문에 그라운드 흙이 질퍽거리면서 전속력으로 뛰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KS를 앞두고 적극적인 작전 야구를 예고했던 KIA는 5회까지 단 한 개의 도루도 시도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삼성의 6회 공격 때 쏟아진 비로 중단된 뒤 서스펜디드게임(Suspended Game·일시정지 경기)이 됐다.
프로야구 역대 KS에서 서스펜디드게임이 나온 건 처음이다.
역투하던 선발 원태인을 더 쓰지 못하고 무사 1, 2루 기회에서 좋은 분위기가 끊긴 삼성으로선 땅을 칠만한 상황이었다.
이튿날인 22일에도 비가 오면서 KS 1차전 남은 경기와 KS 2차전이 23일로 밀렸다.
이제 양 팀 선수들은 새로운 마음으로 KS 무대를 재시작한다.
날씨 문제는 여전히 2024 KS를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다.
23일은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다. 비는 그치지만 기온이 뚝 떨어진다.
KS 2차전이 열리는 이날 오후 광주는 12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가 예보됐다.
기온이 떨어지면 투수들은 손 감각이 무뎌져 제구 유지에 애를 먹는다. 또한 수비에서도 실책이 나올 확률이 커진다.
날씨 변수가 어느 팀에 유리하고 불리한지 쉽게 예단하긴 어렵다. 다만 전통적으로 변수는 전력이 약한 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정상적으로 전개될 전력 싸움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