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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160km 적응한 '바람의 거인' 이정후, 관록의 느린 '슬러브'에 완패

이정후, 5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타율 0.315로 소폭 하락
같은 슬러브에 세 타석 연속 범타… 수 싸움 완패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빠르게 적응곡선을 그리던 ‘바람의 거인’ 이정후가 베테랑 투수의 관록 앞에서 한 걸음 멈췄다. 상대는 36세 좌완 호세 퀸타나. 수 싸움에서 웃은 쪽은 퀸타나였다.

 

이정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경기에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5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에 그치며 타율은 0.329에서 0.315로 떨어졌다.

 

이날 상대 선발 퀸타나는 이정후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핵심은 느린 바깥쪽 슬러브였다. 시속 124~126㎞ 사이의 변화구는 직구 타이밍을 잡는 이정후의 리듬을 무너뜨렸다.

 

첫 타석은 1회말,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124㎞ 슬러브를 밀어 쳤지만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두 번째 타석은 더 아쉬웠다. 3회말 2사 1, 3루 찬스. 하지만 5구째, 같은 바깥쪽 슬러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6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3구째 바깥쪽 126㎞ 슬러브를 건드렸지만 1루 땅볼로 물러났다.

 

 

3타석 연속 같은 구종, 같은 코스에 막혔다. 퀸타나는 이정후를 상대로 느린 변화구를 적극 활용하며 베테랑의 관록을 보였다. 타자 입장에선 답답한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경기 후반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퀸타나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인 8회말, 밀워키 세 번째 투수 브라이언 허드슨과의 승부에서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끈질긴 승부 끝에 얻어낸 출루였다. 이후 윌머 플로레스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이날 경기에서 유일한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중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5타수 무안타 경기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이날 잠시 멈췄지만, 밀워키 선발 퀸타나의 투구는 완벽했다. 6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노련한 볼 배합으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잠재웠다. 이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3-11로 대패했고, 퀸타나는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경기 내용만 보면 완패였지만, 이정후가 슬럼프에 빠졌다고 보긴 어렵다. 변화구 대응이 분명한 숙제로 남았지만, 후반 타석에서 끈질긴 승부와 주루 집중력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시즌 타율은 0.315. 여전히 리그 정상권 타자로서의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정후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한 무안타보다 더 많은 것을 남긴 하루였다. 다음 시리즈에서 그가 다시 '거인의 바람'을 일으킬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건,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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