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2034년 FIFA 월드컵을 개최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경기장과 호텔, 식당 등에서 술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칼리드 빈 반다르 알 사우드 주영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는 12일(현지시간) 영국 LBC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현재 술을 허용하지 않는다. 술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일은 많다"며 "월드컵을 개최하더라도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텔뿐만 아니라 식당과 경기장에서도 술은 절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IFA는 지난해 12월 11일 211개 회원국이 참가한 임시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34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여성 인권과 언론 탄압 문제로 비판받아 온 사우디가 이번 월드컵을 '스포츠 워싱'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의 개최 확정 후 음주 허용 여부가 축구 팬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주류 판매 여부가 논란이 됐으며, 당시 카타르는 경기장 내 음주를 금지했으나 지정된 팬 존과 허가받은 호텔, 클럽에서는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사우디는 이러한 예외 조치조차 고려하지 않고 있다. 칼리드 대사는 "우리 기후처럼 사우디는 '건조한' 나라"라며 "문화는 각기 다르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 속에서 손님들을 맞이할 것이며, 다른 누군가를 위해 우리 문화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성애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트랜스젠더도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성소수자 축구 팬들이 사우디에서 안전하게 월드컵을 관람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칼리드 대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는 모든 사람을 환영할 것"이라며 "월드컵은 전 세계의 축제이며, 우리는 오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전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밝히지 않았다.
 

2034년 월드컵을 둘러싼 사우디아라비아의 강경한 문화 정책이 국제 축구 팬들의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