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김하성(29)이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손꼽히는 ‘저비용 고효율’ 구단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최대 3,100만 달러(약 425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부상 전까지 FA 시장에서 연평균 2,000만 달러, 총액 1억 달러 계약도 가능했던 유격수였던 그가 비교적 짧은 계약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FA 큰손’이 아닌 탬파베이는 왜 김하성을 영입하며 높은 기대를 걸고 있을까?
이 계약을 두고 미국 현지 매체들은 ‘완벽한 윈윈 계약’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하성은 ‘FA 재수’를 위한 현실적인 승부수를 던졌고, 탬파베이는 적은 투자로 리그 최정상급 내야수를 확보했다.
![인터뷰 하는 김하성. /미국[샌디에이고]=연합뉴스](http://www.tsnkoreanews.com/data/photos/20250206/art_17388945112079_181bba.jpg)
‘FA 1억 달러’ 선수에서 ‘FA 재수’까지, 김하성의 선택
김하성은 원래 이번 FA 시장에서 초대형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높은 선수였다. 실제로 'CBS스포츠'의 R.J. 앤더슨은 “김하성이 어깨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FA 시장 상위 10위 내에 들었을 것”이라며 “그의 수비와 주루 능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며, 공격에서도 기여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경기 도중 슬라이딩하다가 오른쪽 어깨를 다치는 변수가 발생했다. 결국 10월에 수술대에 올랐고, FA 시장에서 김하성을 장기 계약으로 영입하려던 팀들이 보수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탬파베이와의 계약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김하성이 ‘FA 재수’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그는 2년 계약을 맺되, 2025시즌이 끝난 후 옵트아웃을 행사해 다시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은 30세가 되는 2026년에 FA 시장에서 더 나은 계약을 노릴 수 있는 선택을 했다”며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향후 대형 계약 가능성을 남겨둔 전략적인 계약”이라고 분석했다.
즉, 김하성은 ‘1억 달러 선수’에서 ‘FA 재도전’을 선택한 현실적인 전략가가 된 셈이다.

탬파베이의 선택: 저비용 고효율, 그리고 확실한 가치
김하성이 FA 시장에서 받을 계약 규모가 줄어들면서, 탬파베이가 그를 영입할 기회를 잡았다. 탬파베이는 MLB에서 ‘적은 투자로 최대 효과를 내는 팀’으로 유명하다. 그들은 대형 FA 계약을 거의 하지 않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필요한 퍼즐 조각을 채워넣는 데 능한 팀이다.
실제로 미국 템파베이 지역 매체 '탬파베이 타임스'는 “탬파베이는 큰돈을 쓰지 않는 팀이지만, 이번 김하성 계약은 리스크가 낮고 장점이 많은 영입”이라며 “김하성이 건강을 회복하면, 그의 계약은 시장 가치보다 훨씬 저렴한 계약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탬파베이가 김하성에게 기대하는 점은 무엇일까?

1. 리그 최정상급 수비
- 2023년 MLB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 유격수·2루수·3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포지션 능력
- 디애슬레틱 : “김하성은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갖춘 내야수이며, 유격수와 2루수로 활용 가능하다.”

2. 뛰어난 주루 능력
- 지난 4년간 78도루, 팀의 기동력을 높일 핵심 자원
- CBS스포츠 : “김하성의 공격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수비와 주루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3. FA 계약 후 보상픽 확보 가능성
- 2025시즌 종료 후, 탬파베이는 김하성에게 퀄리파잉 오퍼(QO)를 제시할 수 있다.
- 만약 김하성이 이를 거절하고 FA 시장으로 나간다면, 탬파베이는 보상 드래프트 픽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 템파베이 타임스 : “이 계약은 탬파베이에도 유리하다. 김하성이 FA로 떠나도 구단은 손해가 없다.”
즉, 탬파베이는 적은 비용으로 확실한 전력 보강을 했고, 김하성은 다시 한 번 FA 시장에서 몸값을 높일 기회를 잡았다.

김하성, 이제 남은 건 증명뿐이다
탬파베이 구단이 김하성을 영입한 데에는 강한 확신이 있었다. 탬파베이 야구단 사장 에릭 니엔더는 “우리는 김하성에게 일찍부터 관심을 가졌다”며 “그의 수비력과 경기 운영 능력은 탬파베이에 완벽한 조합”이라고 밝혔다.
이제 중요한 건, 김하성이 부상을 극복하고 2024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다. 그는 스스로도 “4월 말~5월 초에는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하성이 탬파베이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다면, 2025시즌 후 다시 FA 시장에서 초대형 계약을 노릴 수 있다. 반면, 부상 여파로 기량이 하락한다면 FA 시장에서 또 한 번 험난한 길을 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김하성을 보면 그는 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2021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적응 실패’라는 평가를 받았을 때도, 2년 만에 주전 내야수로 자리 잡으며 ‘골드글러브 수비수’로 성장했다.
이번에도 김하성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다만, 그가 선택한 길은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냉철한 전략과 현실적인 승부수가 담긴 길이다.
'완벽한 선택'을 한 김하성, 이제 남은 것은 증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