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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스포츠 칼럼] 김상식·박항서, 다른 듯 닮은 두 '쌀딩크'의 성공

베트남, 2024 미쓰비시컵 역대 첫 '무패 우승'
"김상식 나가"에서 '제2의 쌀딩크'까지...8개월의 기적

 

TSN KOREA (The Sporting News Korea 스포팅뉴스) 온라인뉴스팀 | "박항서 감독님을 정말 존경합니다. 많은 가르침을 받으려 합니다"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 축구 영웅 '쌀딩크' 박항서 감독의 뒤를 이어 베트남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첫 국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아세안 미쓰비시 일렉트릭 컵 2024에서 베트남은 태국을 2차전 3-2 승리로 제압하며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전북에서 실패를 거둔 김상식 감독이 어떻게 반등에 성공했을까? 그의 성공 비결을 베트남 축구 영웅, 박항서 감독과 비교하며 분석해본다.
 


'김상식 나가' → '베트남 매직'...반등 성공한 김상식 감독
 

 

김상식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는 전북 현대에서 시작됐다. 2020년, 전북의 제6대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감독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첫 시즌에 K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2023 시즌 성적 부진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고, 결국 사임했다. 그 뒤, 김 감독은 1년간의 공백을 가졌고, 이후 2024년 9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전북에서의 실패는 김 감독의 자존심을 크게 다쳤다. "김상식 나가"라는 홈 팬들의 외침을 들으며, 그는 감독으로서의 한계를 느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베트남에 부임한 후, 빠르게 팀을 안정시키며 다시 한 번 승리의 기운을 이끌어냈다. 불과 8개월 만에 그는 베트남을 동남아 최강자로 만들었고, 역대 첫 무패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올렸다.
 

 

김상식과 박항서, 다른 듯 닮아 있는 두 '쌀딩크'의 축구 인생
 

김상식 감독의 성공은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에서 이룬 업적과 많은 유사점을 지닌다. 박 감독 역시 2017년 베트남 대표팀을 맡기 전, 경력이 침체기를 겪었다. 한국 K리그의 상주 상무를 이끈 후 한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지 못했던 박 감독은 실업팀 창원시청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며 베트남 대표팀을 맡았다. 그 후, 2018년 스즈키컵 우승을 비롯해 수많은 성과를 거두며 '쌀딩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상식 감독도 비슷한 경로를 걸었다. 전북에서의 실패 후 다시 한 번 축구 인생을 걸었던 그는 베트남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박항서 감독이 그랬듯, 김 감독도 베트남에서 축구 외적인 부분에 집중하며 베트남 국민과의 유대감을 쌓았다. 김 감독은 베트남 국가를 외우며 팀과 팬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었다. 선수들은 그의 진지한 태도와 꾸준한 노력에 감동을 받았고, 김 감독의 지도력은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상식·박항서의 '파파 리더십'
 

김상식 감독의 리더십은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과 닮아 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과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직접 발을 씻겨주거나 경고를 무릅쓰고 심판과 대치하는 등 감정적으로도 연결을 맺었다.

김 감독은 그런 모습을 선수들에게 보여주지 않았지만, 유머와 친근함으로 선수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했다. 그는 "발음이 좋아졌다"는 칭찬을 들으며 베트남어를 독학하고, 자신이 직접 베트남 국가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단순한 문화 적응을 넘어서,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방법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승리는 선수들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며, 팀워크를 강조했다. 그의 리더십은 선수들에게 '우리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이런 점에서 김 감독은 박항서 감독의 방식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리더십을 확립해나갔다.
 

 

축구 철학과 훈련법의 '현지화'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의 신체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훈련과 재활을 병행하며, 선수들의 체력과 기술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데 주력했다. 또한, 김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며 팀의 전술을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축구 철학은 선수들의 마음에 맞아떨어졌고, 경기에서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베트남 축구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경기 운영이나 팀 밸런스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김 감독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김 감독은 피지컬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개인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내고 있으며, 팀 전반에 걸쳐 균형 잡힌 축구를 구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베트남은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상식 감독, '제2의 쌀딩크' 될까


김상식 감독은 이제 박항서 감독이 세운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쌀딩크'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국민적 영웅이 되었고, 김 감독은 그 뒤를 이어 새로운 역사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베트남 팬들은 김 감독을 '제2의 쌀딩크'라고 부르며 그를 응원하고 있다.

김상식 감독이 박항서 감독처럼 베트남 축구에 길을 내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그 미래가 기대된다.

글=최민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