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The Sporting News Korea 스포팅뉴스) 조하은 기자 |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가 산하 회원종목단체의 감사를 7년간 특정 회계법인에 몰아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실한 회계감사로 인한 횡령·배임 등의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이 20일,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S회계법인이 체육회의 외부 회계감사를 독점적으로 맡아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정 회계법인에 7년간 감사 독점 논란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회계감사 비용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각 종목단체에 S 회계법인을 지정하도록 했다.
대한체육회는 2017년 이후부터 '외부 회계감사 실시 통보'라는 공문을 보내, 사실상 S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도록 유도했다.
대한체육회의 감사를 독점한 S회계법인은 올해에도 55개 종목단체 중 한 곳을 제외하고 감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종목단체가 다른 회계법인을 지정하면 감사 비용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50개가 넘는 종목단체의 감사를 특정 회계법인 한 곳이 전담하게 되면 감사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회계법인이 진행한 회계감사 보고서에는 후원금 수입 및 경기비 지출에서 별도의 주의나 경고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해당 회계법인은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현장감사조차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체육회 "효율성 극대화 목적" 해명… 문체부 조사 착수
이에 대한체육회는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공개 입찰 방식으로 회계법인을 선정했다"며 "종목단체들이 개별적으로 회계법인을 지정할 수 있지만, 효율성과 예산 절감을 위해 S회계법인을 일괄적으로 선정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러한 답변이 “정황상 맞지 않는 회피성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문체부도 대한체육회의 특정 회계법인에 대한 감사 몰아주기와 감사 비용 지원 방식의 적절성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공익법인인 종목단체의 회계 비용을 대한체육회가 대신 낸 것과 특정 업체에 감사를 일괄적으로 맡긴 것이 적절한지 조사 중"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승수 의원 '횡령·배임 사고 부실 감사’ 지적… 국정감사서 뭇매 예고
김 의원은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에서 기금 횡령과 선수 지원비 갈취 등의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대한체육회의 부실한 회계감사가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체육회는 수십 년간 체계적인 회계 관리 시스템과 내외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고, 그 결과 횡령·배임 사고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철저히 밝혀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대한체육회의 회계 관리 실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