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매년 홈런 10개를 목표로 시작하고 그 이후에는 홈런을 몇 개 쳤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한국프로야구 통산 홈런 1위 최정(38·SSG 랜더스)의 소박한 다짐이다. 하지만 이 소박함이 만들어낸 결과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KBO리그 최초 500홈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최정이 또 하나의 역사적 기록 앞에 서 있다.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 6회말 최정의 배트에서 나온 우월 솔로 아치가 관중석을 뜨겁게 달궜다. 올시즌 9번째 홈런이었다.

이제 최정에게는 홈런 1개가 남았다. 한 개만 더 치면 '2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KBO리그 최초의 금자탑을 완성한다.

현재 이 부문 2위는 '불혹의 타자' 최형우(41·KIA 타이거즈)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18시즌 연속 10개 이상 홈런을 기록 중이다. 최정과는 2시즌 차이. 향후 상당 기간 최정의 기록을 위협할 선수는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SSG 전신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최정의 꾸준함은 놀랍다. 2006년 12홈런을 시작으로 19년간 단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두 자릿수 홈런을 작렬했다.

이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투수 공에 351번이나 맞으며 달갑지 않은 '사구 세계 기록'까지 세웠다. 하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로 큰 부상 없이 현역 생활을 이어온 것이 최정의 진가다.

30대 후반에도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최정은 2024시즌 후 4년간 110억원을 보장받는 통산 3번째 FA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최정은 시작부터 시련을 겪었다. 3월 시범경기 수비 훈련 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분 손상(그레이드 1) 진단을 받으며 시즌 개막을 재활로 맞이했다. 5월 2일 LG 트윈스전에서야 올해 첫 경기를 소화했다.

늦은 출발이었지만 최정의 홈런 시계는 빠르게 돌고 있다. 22경기에서 9홈런. 타율 0.231(78타수 18안타)로 아쉬움이 있지만, 안타 중 절반을 홈런으로 연결하는 탁월한 장타력은 여전하다.

2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면 최정의 다음 목표는 '10시즌 연속 20홈런' 달성이다. 2016년 40홈런을 시작으로 지난해 37홈런까지 9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친구 박병호(삼성 라이온즈)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간 기록(2016·2017년 메이저리그 진출 제외)과 동일하다.

편안함과 자극적인 것을 기꺼이 포기하며 야구에만 집중해온 최정. 통산 500홈런으로 새 시대를 연 그가 20시즌 연속 10홈런, 10시즌 연속 20홈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날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