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장우혁 기자 |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베네수엘라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대회가 끝난 뒤, 팬들의 기억 속에 각인될 상징적인 장면들이다.
MLB닷컴은 이번 대회를 대표하는 9가지 주요 장면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 번째는 베네수엘라의 ‘문화 야구’다.
베네수엘라는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전통 타악기 ‘탐보르’를 연주하며 원을 그려 춤을 추는 독특한 루틴으로 팀 결속을 다졌다. 이는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자국 야구 문화와 정체성을 상징했다. 도미니카공화국, 미국, 일본 등 우승 경험국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베네수엘라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오른 데 이어 결국 정상까지 차지하며 이변의 중심에 섰다.
두 번째는 ‘에스프레소 야구’를 선보인 이탈리아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미국을 꺾고 휴스턴 풀을 통과, 사상 첫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홈런 후 더그아웃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세리머니는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성적뿐 아니라 이탈리아 내 야구 관심 확대라는 장기적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세 번째는 역시 오타니 쇼헤이였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오타니의 존재감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첫 타석부터 장타를 기록하고, 이후 만루홈런까지 터뜨리며 공격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더불어 팀 내 젊은 선수들을 챙기며 리더십까지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 번째는 한국의 부활 조짐이다.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에 패하며 8강에서 탈락했지만,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홈런 세리머니로 ‘비행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베테랑 류현진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다섯 번째는 미국의 ‘투수력 강화’다.
그동안 타선에 비해 약점으로 지적되던 마운드는 이번 대회에서 크게 개선됐다. 사이영상 수상자 타릭 스쿠발과 폴 스킨스, 로건 웹 등이 합류하며 안정감을 높였다. 비록 결승에서 베네수엘라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투수진 경쟁력은 분명한 성과로 평가된다.
여섯 번째는 체코의 전기공 출신 투수 온드레이 사토리아의 활약이다.
시속 130km에도 못 미치는 직구에도 불구하고 변화구와 제구로 일본 타선을 봉쇄하며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야구의 본질이 구속이 아닌 기술과 전략에 있음을 보여줬다.
일곱 번째는 브라질의 ‘차세대 스타’ 등장이다.
17세 유망주 조셉 콘트레라스는 미국 타선을 상대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고, 매니 라미레즈의 아들 루카스 라미레즈는 미국전에서 홈런 2개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브라질 야구의 미래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여덟 번째는 캐나다 투수 맷 윌킨슨의 ‘인비저블 볼’이다.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타자들이 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독특한 투구로 주목받았다. 미국과의 8강전에서 브라이스 하퍼 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홉 번째는 도미니카공화국의 홈런 폭발이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대회 최다인 15홈런을 기록하며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화려한 배트 플립과 세리머니는 ‘축제형 야구’의 정수를 보여줬다.
이번 2026 WBC는 단순한 국가 대항전을 넘어 각국의 문화, 세대교체, 야구 스타일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복합적 서사의 무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