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곽중희 기자 |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치열한 라이벌전이 열린 축구장에 끝내 들어서지 못한 이들이 있었다. 양육비를 제때 내지 않은 남성 3명이 그 주인공이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은 양육비를 미지급한 남성 3명이 공식 입장권을 소지하고도 아르헨티나-브라질 축구대표팀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축구 외에도 모든 분야에서 앙숙 관계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하지만 그중에서도 두 나라의 축구 대결은 특별하다. 브라질은 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고, 아르헨티나는 최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르며 자존심을 세웠다.
자연히 두 나라가 맞붙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전은 경기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입장권은 순식간에 매진됐고, 아르헨티나 팬들에게는 ‘인생 경기’라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 역사적인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려 했던 아르헨티나 남성 3명은 입장권을 갖고 있었음에도 현장에서 입장을 거부당했다. 이들은 모두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양육비 미지급 채무자 리스트’에 올라 있었던 인물들이다.
아르헨티나 법에 따르면, 양육비를 두 달 이상 미지급하면 관할 법원을 통해 해당 인물을 명단에 등록할 수 있다. 리스트에 오른 이들은 축구 경기장이나 대규모 문화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

이 제도를 이끈 파쿤도 델가이소 의원은 “경기 입장권으로 수십만 페소를 쓸 수 있으면서 자녀 양육비는 외면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경기에는 약 8만 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그 중 경기장 문턱을 넘지 못한 단 3명이 바로 이 채무자들이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숫자만 놓고 보면 크지 않지만 제도 시행의 의미 있는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양육비 미지급 채무자 리스트’에 올라 있는 사람은 1만1천 명. 실제 양육비 채무자 수보다 적은 수치지만, 정부는 이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숙적 브라질을 4-1로 대파하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현지 언론은 이를 ‘역사적인 승리’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