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여수현 에디터(영상) | '우리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오랜만에 형의 모습을 보였다. 득점과 승리를 모두 거머쥐면서도 동료를 위한 배려까지 선보였다.

알 나스르는 2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킹 압둘 아지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 22라운드에서 알 웨흐다를 2-0으로 제압했다. 승점 47점을 기록한 알 나스르는 골득실에서 앞서며 알 카디시아를 밀어내고 리그 3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에서도 호날두는 선발로 출전했다.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5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득점 감각을 자랑했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는 득점 없이 침묵했다. 특히 직전 경기에서 알 나스르가 알 에티파크에 2-3으로 패하며 흔들렸던 만큼,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호날두는 후반 3분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와 간격을 유지하며 기회를 노리던 그는 오른쪽 측면에서 앙젤루가 크로스를 올릴 준비를 하자 빠르게 침투했다. 앙젤루의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쇄도하는 힘을 이용해 헤더로 연결했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프로 통산 925호 골이었다.
승리를 결정짓는 골을 넣은 호날두는 경기 막판 또 한 번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7분, 프리킥을 시도한 그의 슈팅이 수비벽에 맞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핸드볼 반칙이 발생했다.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직접 얻어낸 만큼 그가 키커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호날두는 공을 사디오 마네에게 넘겼다. 마네는 최근 도움은 꾸준히 기록했지만 9경기 연속 득점이 없었다. 스트라이커에게는 득점이 절실한 순간이었다. 마네는 침착하게 골키퍼 반대 방향으로 공을 밀어 넣으며 득점 가뭄을 끝냈다.
호날두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에도 해트트릭을 기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감이 떨어진 카림 벤제마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한 바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팀 승리를 이끌면서도 동료를 배려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단순한 득점 기계가 아닌 리더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