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조롱을 자극제로 삼아 환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상대 팬들이 내건 배너는 오히려 그의 승부욕을 자극했고, 결과는 레알 마드리드의 극적인 승리였다.
1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진출 녹아웃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3-2로 꺾었다.
경기는 팽팽한 흐름 속에서 진행됐다. 맨시티가 엘링 홀란의 골로 앞서가면, 레알 마드리드가 곧바로 따라붙는 양상이 반복됐다.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비니시우스가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킥을 시도했고, 이를 주드 벨링엄이 쇄도하며 마무리했다. 비니시우스의 의도는 슈팅으로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결승골을 도운 어시스트로 기록됐다.
이날 비니시우스는 경기 내내 날카로운 패스로 맨시티 수비진을 흔들었다. UEFA는 그를 경기 'POT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 선정하며 "공격진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였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비니시우스는 맨시티 팬들이 내건 배너를 승리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배너에는 발롱도르 수상자인 맨시티의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의 사진과 함께 '울음을 그쳐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수상을 기대했던 비니시우스를 자극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당시 로드리가 상을 차지하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결과에 반발하며 시상식을 보이콧한 바 있다.
비니시우스는 이에 대해 "배너를 봤다. 하지만 상대 팬들이 그런 행동을 하면, 오히려 나에게 힘이 된다"며 "오늘 경기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해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시티는 최근 4시즌 동안 UCL에서 네 차례 맞붙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대결에서 승리한 팀이 매번 우승을 차지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도 승리하거나 비기며 16강에 진출한다면, 또 한 번 우승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비니시우스는 "맨체스터의 날씨는 늘 춥지만, 이번엔 우리가 이겼다"며 "승기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