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블하는 케이틀린 클락.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http://www.tsnkoreanews.com/data/photos/20250522/art_17483238533697_3bb520.jpg)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하나의 선수가 시대를 바꾼다” 케이틀린 클락 현상, 그녀는 WNBA를 넘어 스포츠 산업 지형도까지 흔들었다.
한 명의 선수가 리그를, 그리고 스포츠 산업 전체를 뒤흔들 수 있을까. 케이틀린 클락(Caitlin Clark)의 이야기는 그 물음에 대해 확신에 가까운 ‘예’라고 답한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의 전설적인 커리어를 바탕으로, 클락은 WNBA 전체 1순위로 인디애나 피버에 입단했다. 단순한 ‘유망주’가 아니라, 이미 한 리그의 무게중심을 바꿔놓은 브랜드다. 팬, 미디어, 기업, 심지어 스포츠 문화 자체가 그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제 ‘클락 이전’과 ‘클락 이후’로 여성 스포츠의 역사를 나눠야 할 시점이다.

숫자로 증명된 존재감: 클락이 바꾼 리그의 얼굴
클락이 등장하기 전과 후의 WNBA는 완전히 다른 리그다. 그녀의 데뷔 시즌인 2024년, WNBA 평균 관중 수는 전년 대비 무려 318.9% 증가했다. ESPN 시청률은 170% 급증했고, 클락이 출전한 경기 24개 중 22개가 100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기록했다.
그녀의 등번호 22번 유니폼은 NBA와 WNBA를 통틀어 스테픈 커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렸고, WNBA 공식 상품 판매는 한 해 만에 500% 이상 증가했다. 단지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리그 전체의 수익 구조를 바꾸는 경제적 파괴력을 가진 슈퍼스타다.
라이언 브루어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그녀는 단일 시즌 동안 WNBA 전체 수익의 약 25%를 창출했고, 그녀가 소속된 인디애나 피버의 구단 가치는 1년 만에 9천만 달러에서 3억 4천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숫자 너머의 영향력: “클락 효과”는 왜 특별한가
단순히 스타 플레이어가 리그의 인기를 높인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클락의 영향력은 ‘리그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데서 차별화된다.
그녀는 경기력뿐 아니라 플레이 스타일로 대중을 사로잡는다. 로고에서 쏘는 장거리 3점 슛, 기적 같은 어시스트, 리더십, 그리고 명확한 개성과 매력은 팬층을 단숨에 넓혔다.
클락은 테일러 스위프트에 비유될 만큼 폭넓은 대중적 호감과 문화적 파급력을 갖고 있다. 래리 버드와 매직 존슨이 NBA에 준 문화적 전환점을 여성 농구에서 만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클락은 스포츠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 스포츠를 보지 않던 관객층이 유입됐고, 이는 WNBA뿐 아니라 여자 고등학교·대학 농구의 관중 수와 미디어 노출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팬에게 사인해주는 클락.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http://www.tsnkoreanews.com/data/photos/20250522/art_17483238551571_b6986c.jpg)
기회의 확대 vs 구조의 한계: 클락이 던진 질문
그러나 이 찬란한 성공에도 불편한 진실은 있다. 클락은 WNBA 역사상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신인이지만, 그녀의 연봉은 연간 7만 달러대에 불과하다. 반면 나이키, 게토레이 등 주요 브랜드와의 후원 계약을 통해 수익 대부분은 코트 밖에서 얻는다.
이는 선수 개인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와 리그 구조 간의 간극을 드러낸다. 특히 그녀의 등장은 WNBA의 단체협약(CBA) 구조와 여성 스포츠의 보상 시스템에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클락 현상은 여성 스포츠의 인종, 계급, 성 정체성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백인, 중서부 출신, 이성애자라는 정체성이 클락의 대중성에 작용하고 있다는 논의도 있다. 이는 동시에 흑인 여성 선수들이 미디어와 팬들로부터 받아온 상대적 저평가를 드러내며, WNBA가 직면한 다양성과 포용성의 과제를 부각시킨다.
![사인하는 클락.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http://www.tsnkoreanews.com/data/photos/20250522/art_17483242914688_2ba571.jpg)
클락의 진짜 유산은 숫자가 아니다
케이틀린 클락은 단순한 선수, 스타, 혹은 흥행 카드 그 이상이다. 그녀는 지금껏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여성 스포츠의 시장성과 문화적 위치를 끌어올렸다.
그녀의 커리어는 이제 막 시작됐지만, 이미 리그는 바뀌었고 팬들은 움직이고 있다. 그녀는 숫자와 기록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현상’이며, 스포츠라는 산업 자체의 내일을 다시 쓰는 이름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점은, 언제나 하나의 재능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