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The Sporting News Korea 스포팅뉴스) 이슈보도팀 | 단식 투쟁을 벌였던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3선 도전을 비판하며, '반이기흥 연대'를 이룬 체육회장 선거 출마자들에게 단일화를 촉구했다.
박 전 회장은 16일, "존경하는 후보님들, 구호만 외칠 때가 아니라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포츠 대통령'을 선출하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단일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체육계의 변화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내년 1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치러지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는 현재까지 박 전 회장을 포함해 8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역대 최다 출마자로 기록될 전망인 가운데, 박 전 회장을 비롯해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회장은 이기흥 회장의 3선 도전을 막기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일까지 11일간 단식 투쟁을 벌였다. 당시 강신욱 명예교수와 강태선 회장, 유승민 전 회장 등은 박 전 회장의 '단식 텐트'를 방문하며 자연스럽게 '반이기흥 연대'가 형성되었다. 박 전 회장은 "국민과 체육인 모두가 이기흥 회장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며,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기흥 회장이 3연임을 하게 되면, 그것은 우리 후보들의 잘못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전 시장도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마 선언을 하며,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열린 마음으로 이를 주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체육인들이 단일화로 하나 되어 체육계 변화를 이끌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체육계에서는 이기흥 회장이 40% 안팎의 지지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며, 나머지 7명의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이기흥 회장의 당선이 유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기흥 회장은 아직 3선 도전 의사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후보 등록이 예정된 24∼25일에 이를 확정할 경우, 단일화 논의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기흥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단일화 논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 금품 수수, 진천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만약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면, 체육회장 선거 출마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경우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이기흥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고 출마를 공식화한다면, 단일화 요구는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체육회장 후보들이 단일화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로 기탁금 문제도 있다.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7천만 원의 기탁금이 필요하다. 선거 후 기탁금을 반환받기 위한 조건은 ▲ 당선 ▲ 유효투표 20% 이상 득표 ▲ 후보자 사망 등 세 가지로 제한된다. 군소 후보가 득표율 20%를 기록하지 못할 경우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어, 단일화가 더 절실해지고 있다.
글=최민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