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샷 치는 김세영.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http://www.tsnkoreanews.com/data/photos/20250624/art_17494338291822_4f9f6d.jpg)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반등의 실마리는 예상치 못한 한 방에서 시작됐다.
김세영(31)이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짜릿한 홀인원을 포함한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최고 성적을 써냈다. 2020년 이후 잠시 멈췄던 시계에 다시 시동이 걸릴 조짐이다.
김세영은 9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 코스(파71)에서 열린 최종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홀인원 1개, 버디 7개, 보기와 더블보기 각 1개씩을 묶어낸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01타로 단독 3위를 차지하며 지난 4월 T모바일 매치 플레이(공동 9위) 이후 첫 톱3 진입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세영은 “기복이 심한 하루였다.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며 “특히 후반에는 우승도 엿볼 수 있는 흐름이었기에 더 긴장이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전반엔 3개의 버디로 출발이 좋았고, 11∼13번 홀에서는 연속 버디를 잡으며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14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가 나오며 더블 보기를 기록했고, 15번 홀(파3)에서도 보기를 범해 주춤했다.
그러나 김세영은 ‘생각의 전환’으로 다시 흐름을 끌어올렸다. “17번 홀에서 ‘여기서 홀인원 하고, 18번 홀에서 버디하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했다”며 웃어 보인 그는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76야드로 셋업된 17번 홀에서 56도 웨지로 날린 샷은 정확히 한 번 튀더니 그대로 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LPGA 시즌 전체 코스 중 가장 짧은 홀이었지만, 김세영에겐 가장 강렬한 순간이었다.
“‘와우’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함께 뛰던 지노 티띠꾼이 하이파이브를 해줬고, 저는 당장이라도 춤을 출 것 같았다. 하지만 마지막 홀까지 집중하려 했다”고 말한 그는 18번 홀(파5)에서도 침착하게 투온 투퍼트로 버디를 잡아 마무리했다.
김세영은 “지난 대회에서 계속 컷 탈락했지만, 오늘 경기는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이번 주 프로암에서 만난 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음 우승이 온다면 감정이 정말 북받칠 것 같다.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승 시계가 멈춰 선 지 4년 반. 그러나 이날 홀인원처럼 ‘생각만 했던 그림’이 현실이 되는 순간, 김세영의 재도약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