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배구 팬들의 심장이 순간적으로 멎는 듯한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리빙 레전드, 우리의 '식빵언니' 김연경(36·흥국생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김연경 '은퇴 선언'... 올 시즌 끝으로 은퇴
김연경은 13일 GS칼텍스전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 시즌이 끝나면 은퇴한다. 팀 성적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래전부터 은퇴를 결심했고, 이를 언제 알릴지 고민해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김해란의 은퇴식에서 "나도 해란 언니를 따라가겠다"고 말했던 것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이미 마음을 정한 상태였고, 적절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기자들의 질문에 자연스럽게 대답하면서, 결국 그의 결심이 세상에 알려졌다.

'리빙 레전드'의 마지막 도전
흥국생명은 현재 23승 5패(승점 67)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정관장과 승점 차는 14점. 정규리그 1위 확정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남은 8경기에서 선두를 유지하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게 된다.
즉, 김연경이 현역 선수로 코트에 설 기회는 11~13경기 남짓이다. 세계적인 배구 스타와 작별 인사를 나누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는 이 마지막 순간을 즐기며 팬들과 함께하길 원한다. "많은 분이 경기장에 오셔서 저의 마지막 경기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웃으면서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걸어온 길
김연경은 2005-2006시즌을 시작으로 한국, 일본, 튀르키예, 중국 무대를 오가며 12시즌을 해외에서 보냈다. 국내에서 뛴 시즌은 단 8시즌이지만, 그는 이미 V리그 역사 속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통산 득점 6위(5,250점), 최소 경기 5천 득점(221경기) 기록은 그의 압도적인 클래스를 증명한다.
올 시즌 역시 그의 기량은 녹슬지 않았다. 득점 6위(521점), 공격 성공률 2위(45.36%)라는 성적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그는 정상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을 때 아름다운 작별을 택했다. "관절도 아프고, 아직 정상급 기량을 갖췄을 때 떠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후회 없는 결정"이라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김연경의 배구 인생은 끝나지만 '김연경의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2024-2025시즌이 끝나면 그는 코트를 떠난다. 하지만 완전한 이별은 아니다. 오는 5월, 자신이 이끄는 재단이 주최하는 'KYK 인비테이셔널 2025'에서 공식 은퇴식을 열 계획이다. 해외 선수들을 초청하는 올스타전 형식의 이벤트 경기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배구를 향한 열정을 쏟아온 20년. 이제는 새로운 챕터를 열어갈 시간이다. 그의 마지막 스파이크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마지막 세리머니는 어떤 감동을 전해줄까. 남은 경기 동안 그의 플레이를 눈에 담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배구 팬들에게 2024-2025시즌은 김연경과의 마지막 여행이다. 그리고 그 끝은, 아름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