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울산을 대표하던 호랑이가 울산을 무너뜨렸다. 대전하나시티즌 이적 후 첫 문수경기장을 방문한 주민규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대전은 1일 오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 FC를 3-2로 물리쳤다. 이번 승리로 대전은 5승 1무 1패(승점 16)로 선두를 질주하며 2위 김천상무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대전은 지난 2월 울산에 홈에서 0-2로 패했던 아픔을 설욕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반면, 울산은 시즌 초반 어려운 흐름을 끊지 못하며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을 기록, 4위(승점 10)에 머물렀다.

경기 초반, 대전은 실수로 위기를 맞았다. 울산의 압박에 당황한 대전 수비진이 공을 내주었고, 이희균이 이를 잘 마무리했지만, 울산에서 이적한 대전 센터백 임종은이 멋진 클리어링으로 한 골을 막아냈다.

대전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3분, 윤도영이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신상은에게 날카로운 킬패스를 찔러넣었고, 신상은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1-0으로 앞서 나갔다. 이후 전반 12분, 신상은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대전이 또다시 절호의 찬스를 얻었다. 페널티킥은 김현욱이 파넨카킥으로 골을 추가하며 2-0을 만들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도 빠르게 반격에 나섰다. 울산은 전반 41분, 이희균이 준 공을 박민서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스코어를 1골 차로 좁혔고, 전반 추가 시간 이희균의 골로 2-2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후반, 대전은 주민규의 투입 후 불과 7분 만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18분, 주민규는 문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골을 터뜨리며 시즌 6호 골을 기록했다. 이 골로 대전은 3-2로 다시 앞서가며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대전의 '봉황' 주민규였다. 그는 후반 11분 교체 투입된 후 7분 만에 결승골을 넣으며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특히 주민규는 이번 경기에서 친정팀 울산을 상대로 첫 득점을 기록한 데 대해 “기분이 묘하다”며 “여기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기분이 좋으면서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울산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건네며 과격한 세리머니를 자제했다.

울산은 경기에서 60%가 넘는 공 점유율을 기록하고, 슈팅과 유효슈팅 모두 대전보다 우세했지만, 주민규의 한 방을 막지 못했다. 주민규는 "울산은 K리그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팀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팀을 이기고 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전의 황선홍 감독은 주민규에 대해 "그는 내게 매우 중요한 선수"라며, "그의 능력을 믿고, 그는 언제나 큰 경기에서 집중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주민규 역시 감독의 신뢰에 대해 감사하며, "감독님 덕분에 많은 것을 얻었다"고 전했다.

대전은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주민규는 "언젠가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항상 긴장하고 있다"고 경계심을 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