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3은 의미 있다"던 벤투, 하루 만에 경질…UAE와 예정보다 이른 작별

  • 등록 2025.03.26 15: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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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 승리에도 경질…UAE 축협, 현실적인 본선 가능성에 조기 결단
아시안컵 16강, 월드컵 예선 3위…성과에도 못 미친 기대치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기사, 영상) |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3년 계약을 맺고 지난해 7월 부임했지만, 2년도 채 되지 않아 경질됐다.

 

UAE 축구협회는 26일(한국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를 경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칼리지 타임스'도 벤투 감독을 포함한 전 코칭스태프의 해임 소식을 보도했다.

 

 

벤투 감독의 경질은 극적인 승리 직후 발표돼 더 큰 주목을 받았다. UAE는 전날 북한과의 AFC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 8차전에서 후반 막판 터진 술탄 아딜의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13(4승 1무 3패)으로 3위에 올라,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7)을 승점 4 차이로 추격하게 됐다. 하지만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상위 두 자리를 확보하기엔 가능성이 낮다고 본 협회는 조기 결단을 내렸다.

 

벤투 감독은 경질을 예상하지 못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번 승리는 우리에게 의미가 크다. 휴식을 취한 뒤 다음 소집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하며 향후 계획까지 언급했다. 이어 "경기에서 승리하면 종종 경기 흐름이나 내용 분석을 놓치게 된다. 나는 결과뿐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술탄 아딜에 대해 "전술적으로 많은 기여를 하는 선수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위험 부담이 있었지만, 그의 투지와 노력은 팀에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벤투 감독은 올해 초 열린 2023 아시안컵에서도 팀을 16강에 올려놓았지만, 타지키스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포르투갈 출신인 그는 2005년 스포르팅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해,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 유로 2012 4강에 올랐다. 이후 브라질 크루제이루,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중국 충칭 등을 거쳐 2018년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약 4년 4개월 동안 한국을 지휘하며, 단일 임기 기준 최장수 사령탑이라는 기록을 남긴 그는 2022년 월드컵 종료 후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에 실패하고 한국을 떠났다.

 

UAE에서도 다시 월드컵 본선행에 도전했던 벤투 감독은 또 한 번의 도전 중 조기에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최민준 기자 minj00n.oo1@tsn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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