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The Sporting News Korea 스포팅뉴스) 이슈보도팀 | "구단이 정치적 목적이나 개인적 욕심으로 사유화하고 있다"
K리그2 안산 그리너스가 신임 단장 부임 이후 선수단의 20%를 갑작스럽게 교체하며 구단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스포츠 산업에서 강조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3일 축구계에 따르면, 안산은 지난달 9일 성남FC와의 2024시즌 최종전 이후 순조롭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신임 단장 부임 이후 급변했다.
2025시즌 K리그2 개막이 예년보다 약 일주일 빠른 2월 22∼23일로 예정된 가운데, 안산은 준비에 속도를 내야 했다. 특히 35명 중 31명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상황에서 선수단 구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선수강화위원회 의결 뒤집혀
안산은 지난해 선수 선발 비리로 홍역을 치른 뒤, 선수 선발 과정을 투명화했다. 선수강화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계약이 확정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난달 28일 30명의 선수 명단을 확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관우 감독은 다음 시즌 청사진을 그려왔다.
그러나 19일 부임한 김정택 신임 단장이 자신의 선수 12명을 포함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기존 선수 명단이 변경됐다. 결국 30명 중 6명이 방출됐고, 김 단장의 리스트에서 8명이 추가되며 선수단이 32명으로 재편됐다.
방출된 선수들, 생계 위기 봉착
방출된 선수들은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그중 강수일은 다문화 가정 출신의 베테랑 스트라이커로, 연고지 특성과 맞물려 상징적 존재였다. 그의 갑작스러운 방출은 구단 내부와 팬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또 다른 피해자인 임지민은 지난 시즌 대구FC B팀에서 뛰며 기대를 모았으나, 실력과 관계없이 방출되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고교 졸업 예정자 4명이다. 이들은 안산 입단을 확신하며 대학 수시 지원을 포기했지만, 계약이 불발되면 1년을 허비할 위기에 처했다.
서포터스와 축구계의 비판
안산 서포터스 연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은 성명을 통해 김 단장의 영입 리스트가 아닌 기존 계획대로 선수단을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또 김 단장의 임명을 두고 "구단이 정치적 목적으로 사유화됐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단장은 과거 안산시축구협회 회장을 지냈으나 프로팀 운영 경험이 없는 정치인 출신이다. 그는 2010년부터 안산시의원을 3선 역임했으며, 이민근 안산시장의 선거를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에서는 "단장 교체 직후 선수단이 대규모로 변경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방출된 선수들은 구단과 안산시장에 항의 공문을 보냈으며, 한국프로축구연맹 클린센터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스포츠 ESG 경영과의 괴리
이번 사태는 스포츠 구단 운영에서 강조되는 ESG 경영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투명한 지배구조와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스포츠 ESG 경영은 팬과 지역사회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안산은 선수 선발 과정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지역사회의 상징적 가치를 지닌 선수를 방출하면서 ESG 경영 원칙에서 크게 벗어났다.
안산 그리너스의 이번 사태는 구단 운영의 비전과 철학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구단은 ESG 경영의 기조를 반영한 운영 방침을 수립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적용해 나가야 한다.
안산 그리너스가 이번 논란을 통해 구단 운영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속 가능한 구단 운영과 지역사회와의 조화를 위해 ESG 경영 원칙이 실질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시점이다.
2025시즌을 앞두고 안산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축구계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안산 그리너스의 2025시즌 준비와 향후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글=최민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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